중국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커제 9단에게 3-0 완승을 거둔 알파고가 바둑계를 은퇴했다. 대신 마지막 선물로 알파고끼리 둔 셀프 대국 50국을 공개했다.
이를 본 프로기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동안 인간의 통념과 바둑 격언을 깬 수들이 무수히 등장했기 때문이다. 워낙 처음 보는 수법이어서 비밀을 완전히 푸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프로기사들은 ‘바둑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셀프대국 긴급 해설을 통해 독자 여러분이 그 신선함을 느껴 보길 바란다.
흑 5, 7의 미니중국식 포석은 최근의 알파고 대국에서는 드물게 나온다. 이때 백 10이 눈을 의심케 하는 한 수. 초반에 팻감이나 축머리도 아닌데 귀에 걸치지 않고 이렇게 붙이는 건 상상하기 힘든 수다.
흑 11은 당연한 젖힘. 여기서 인간은 참고도 백 1을 떠올렸을 것이다. 백 7까지 우상 백 한 점과 호응해 백 모양이 비교적 양호하다. 하지만 흑 8이 두터워 흑 만족이라는 평가. 여기서 알파고는 또 한 번 깜짝 놀랄 수를 던진다. 백 12. 이런 발상이 도대체 어떻게 가능할까. 백 10, 12가 알파고의 새로움을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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