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식당에 간다. 밥값은 ‘n분의 1’로 나눠 내기로 한다. ‘적은 돈 내고 좋은 요리를 맛볼 기회’란 생각에 비싼 요리를 시켰더니, 친구들도 질세라 비싼 요리를 시킨다. 결국 다들 밥값은 물론이고 칼로리 폭탄까지 맞는다. 다수의 의사결정자가 있을 때 이들의 상호작용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이자, 이것이 경제학의 ‘게임이론’이 다루는 이슈이기도 하다.
저자 하임 샤피라는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게임이론을 현실 속 다양한 예를 통해 쉽게 풀어낸다. 중매 전략과 암사자와 물소 떼의 대결 등 실제 이야기에 빗대 ‘내시 균형’(상대방의 전략에 대해 최선의 행동을 취하는 상태)을 설명하거나 펭귄 무리와 톰슨가젤 등 동물들의 이해가지 않는 행동을 통해 ‘진화적 게임이론’을 소개한다. 이 밖에도 비즈니스 협상과 쿠바 미사일 위기, 서방세계에 대한 이슬람국가(IS)의 위협 속에서도 숨어 있는 게임이론을 찾아낸다.
사실 게임이론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인간 삶의 깊은 곳에 자리 잡은 행동이론이다. 헝가리 출신 미국 수학자 폰 노이만과 경제학자 오스카어 모르겐슈테른이 ‘게임이론과 경제행동’을 펴낸 1944년이 게임이론의 탄생일처럼 꼽히지만 ‘탈무드’ ‘손자병법’ 등 오래된 저서에서도 게임이론을 엿볼 수 있다.
게임이론에 대한 쉬운 설명을 통해 저자는 “인생에서 정직 또는 표리부동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신뢰에 따른 위험은 무엇인지 깨치자”고 조언한다. 그러면서도 “경제적·전략적 사고에 목매지 말고 때로는 상대를 그냥 믿어 주는 것도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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