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80까지 2선을 계속 민 뒤 82로 좌하 귀의 흑을 잡았다. 이로써 실리에선 백이 확실히 앞서는 형국이다. 그 대신 좌상 귀 백 한 점이 문제다. 흑 83의 협공을 당하자 고립무원 상태.
백 84로 머리를 내밀어 보지만 흑 알파고는 85로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멀리 좌변과 중앙에 흑 세가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어 구원군을 바랄 수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삶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다.
백 알파고는 86으로 3·3을 차지하며 근거 확보에 나서는 듯했다. 흑 87은 실리를 취하면서 백도 추궁하는 일석이조의 수. 흑 87 대신 참고도 흑 1처럼 먼저 상변을 키우는 수도 있다. 백 12까지 흑은 상변을 집으로 만들기는 했지만 이후 좌변에 길게 뻗어 있는 흑이 세력이 아니라 곤마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알파고는 이렇게 엷어지는 것을 싫어한다.
이제 백은 89의 곳에 둬 확실한 근거를 마련하리라는 게 일반적 예상이었다. 하지만 백 알파고는 백 88로 배짱을 부리고 나왔다. 백 88은 상변 흑 진을 삭감하는 급소이긴 하지만 좌상 귀 백은 더욱 살기 어려워졌다. 흑 89로 밀자 백은 눈 모양이 하나도 없다. 백 알파고는 어떤 복안이 있어 배짱을 부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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