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령과 호랑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물인데 이야기가 촘촘하면서도 비밀을 조금씩 드러내는 방식으로 흥미롭게 짜여 있고, 캐릭터마다 개성도 살아있다. 매력적인 악역인 ‘추이’(범을 잡아먹는다는 상상의 동물)의 모습을 우리 민화의 호랑이 그림에서 따오는 등 전래의 상상력을 재해석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물론 일본 만화 ‘드래곤볼’이나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를 오마주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들도 일부 있다.
‘드래곤볼’은 주인공이 점점 ‘센 놈’과 맞붙게 되는 서사의 전범이라 할 만한데 ‘호랑이 형님’은 좀 다르다. 지금까지는 1부에서 끝난 호랑이 ‘산군’과 추이의 대결이 거의 최강자전이었다. 토너먼트 첫 경기가 사실상 결승전이었던 셈이다. ‘이런 걸작이 순위가 왜 1등이 아니냐’는 댓글이 종종 보이는데, 그런 이유도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역시 ‘장르 비틀기’로 이해한다. 명실상부한 한국적 판타지물의 등장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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