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가본 적이 없지만, 서울에서 생활할 때 ‘고양이 카페’(猫カフェ)에 몇 번 가본 적이 있다. 거기에는 100만 원 이상 하는 비싼 브랜드 고양이들이 보였다. 가게 안에서는 고양이와 장난감으로 놀 수 있고, 간식을 직접 주는 곳도 있다. 고양이에게 스트레스가 되는 안아주는 것은 금지돼 아쉬웠지만 고양이의 기분대로 바싹 다가와 주거나 무릎 위에 앉아주기도 한다. 차를 마시며 이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싫증이 나지 않아서, 2시간 정도 머물곤 했다.
‘동물 요법(애니멀 세라피·アニマルセラピー)’처럼 모든 동물에게는 ‘위안(癒し·이야시·힐링)의 힘’이 있다. 둥근 얼굴에 둥근 눈, 그리고 인형 같은 보송보송한 털을 보며 인간의 마음이 누그러지고 치유된다. 나는 새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올빼미 카페’도 있다고 한다. 그 역시 그 부리부리한 눈을 바라보며 치유가 되는 모양이다.
일본 내 고양이 카페의 수는 약 200곳(고양이 카페 사이트 조사)이나 된다. 2004년 오사카 시내에 일본 최초의 고양이 카페가 개장한 뒤 전국으로 퍼졌다. 뜻밖에도 고양이 카페의 발상지는 대만 타이베이라고 한다. 타이베이 근교에 100여 마리의 고양이가 모이는 ‘고양이 마을(猫村·묘촌)’이 인기 관광지가 됐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고양이 카페라는 다소 놀라운 가게를 고안한 것은 ‘오타쿠(オタク·특정분야에 집착한다는 의미)’ 일본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고양이에 대한 애정은 만국 공통인 모양이다.
고양이 카페는 러시아와 싱가포르에도 있다고 한다. 올해 여행으로 방문한 스위스 비엔나에서도 고양이 카페가 눈에 띄어 유럽에도 있기에 깜짝 놀랐다. 주인을 알아보니 일본인 여성이었다. 유럽에서는 동물 애호나 위생 면에서 고양이 카페를 열기가 까다로워 비엔나 시와 3년간 협상한 끝에 가까스로 개점했다고 한다. 이 카페는 인기가 많다. 집에서 키우지 못하는 이들이 고양이와 접촉하고 싶은 지역 주민들이 많이 방문하는 것 같다. 이 곳의 고양이 카페에 있는 고양이들은 모두 동물 보호 시설로부터 받은 것이라는 점도 동물 애호 측면에서 공감을 얻었을 것이다.
현재 일본의 고양이 카페에서도 보호 고양이 카페가 늘고 수양부모를 모집하는 등 고양이 보호 활동에 참여하는 카페도 적지 않다. 인간의 마음을 치유할 뿐만 아니라 고양이와 윈윈 관계를 추구하는 고양이 카페가 늘고 있는 건 기쁜 일이다.
요즘 고양이 팬은 물론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고양이 소재 만화도 있다. 매일 트위터에 올려 화제가 된 뒤 단행본으로 출간된 것이다. 마음의 눈물 냄새를 알아채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고양이 엔도 헤이조(遠藤平藏)가 사연을 들어주는 8컷짜리 만화 ‘밤 주변 고양이(夜廻り猫·요루마와리네코)’가 그것이다. 등장인물은 인간관계나 학교, 회사 등의 고민을 고양이에게 털어놓는다. 고양이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지만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그에게 기대어 준다. 인간의 나약함과 고민을 완전히 드러내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흘리던 사람은 또 다시 앞으로 걸어 나간다. 상대가 고양이여서 아무런 가식도 없이 말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진정될 때는 누구에게나 있을 것인가. 나도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고양이에게 중얼거릴 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가끔 고양이가 마치 내 마음을 이해하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분명, 그것은 고양이의 변덕이기도 하지만….
▼ 필자 카이세 히로미 씨는? 2012~2015년 서울 거주. 연세대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공부한 뒤 궁중 요리를 배우는 등 한국 문화를 좋아했다. 집에서 비비와 하루 두 고양이와 지낼 때가 최고의 시간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