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몽 꾼 날 아침, 진바이진 만나 곡 만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3일 03시 00분


최초의 韓-스웨덴 팝 듀오 카시 오페이아 & 진바이진
데뷔곡 ‘Batman & Robin’ 출시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난 스웨덴-한국 팝 듀오 ‘카시 오페이아(왼쪽)×진바이진’. “서울에서 솔메이트를 만났어요.”(카시) “저… 애가 둘이에요. 크핫.”(진바이진) 주한 스웨덴대사관 제공
최근 서울 용산구에서 만난 스웨덴-한국 팝 듀오 ‘카시 오페이아(왼쪽)×진바이진’. “서울에서 솔메이트를 만났어요.”(카시) “저… 애가 둘이에요. 크핫.”(진바이진) 주한 스웨덴대사관 제공
사상 최초의 한국-스웨덴 팝 듀오가 탄생했다.

스웨덴 싱어송라이터 카시 오페이아(본명 모아 칼레베케르·이하 카시·29)와 한국 싱어송라이터 진바이진(본명 최진석·38)이 최근 세계시장 데뷔 싱글 ‘Batman & Robin’을 내놓은 것이다. 이들은 이달 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서 주한 스웨덴대사관이 주최한 ‘스웨덴 데이’ 행사에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스웨덴 남부 출신인 카시는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최근 미니앨범 ‘SIGNAL’의 마지막 곡 ‘Someone Like Me’의 공동 작곡·편곡자로 작곡가로서도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진바이진은 지난해 가요 차트 최상위권을 장기간 지킨 수지(미쓰에이)-백현(엑소) 듀엣 곡 ‘Dream’의 공동 작곡·편곡자다. 29세에 서울문화예술대 최연소 교수가 된 진바이진은 몇 년 뒤 학과장까지 맡았지만 음악 창작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어 음악에 투신했다.

카시는 한국과의 인연도 각별하다. 스웨덴 데이에 만난 카시는 “아버지가 1981∼1984년 주한 스웨덴대사관에서 근무했다”면서 “아버지가 ‘많은 나라에서 근무했지만 한국만큼 좋은 국가가 없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우리 딸도 꼭 가봤으면 한다’고 늘 말했었다”고 했다.

카시는 아버지 소망대로 이번에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가수이자 작곡가로서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되다니 운명처럼 신기한 일”이라며 웃었다. 그의 부친은 외교관이 되기 전, 올림픽 권총사격 금메달리스트였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는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 퍼블리싱 회사(음악출판사)인 ‘에코 뮤직 라이츠’를 설립했다. 진바이진과 카시의 인연은 그렇게 SM을 통해 만들어졌다.

듀오의 첫 발표곡인 ‘Batman & Robin’ 탄생 설화도 범상치 않다. “꼬마 때부터 지금까지 전 자각몽을 일주일에 평균 세 번꼴로 꿔왔어요. 이 곡 역시 꿈 내용을 그대로 가져와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만들었죠.” 카시는 “그 꿈에서 난 날아다녔고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니키 미나즈를 만났다”며 “자각몽을 꾼 뒤 깨어나면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를 깨닫는 데 5분 이상 걸린다”고 했다. 그 꿈을 꾸고 일어난 아침, 카시가 처음 만난 게 진바이진이었다. “스토리가 재밌어 의기투합했죠. EDM과 팝의 감각을 하나의 곡 안에 녹여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진바이진) “4시간 만에 완성했어요. 운명 같은 곡이죠.”(카시) 둘은 이 신명 나는 여름용 댄스곡의 뮤직비디오를 스톡홀름에서 함께 촬영했다.

카시는 다음 달 나오는 SM 여성그룹 레드벨벳의 신작에도 두 곡 참여했다. 요즘 그가 제일 빠져 있는 케이팝 가수가 바로 레드벨벳이다. “케이팝은 다른 나라의 팝 음악과 아주 달라요. 케이팝의 악곡 구조는 규칙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종잡기 힘들죠. 구조보다 분위기를 중시한다고 할까요.”

진바이진은 아바, 에이스 오브 베이스를 히트시킨 스웨덴의 저력을 이렇게 봤다. “스웨덴 전통 성가의 구조가 현대의 팝 구조와 거의 일치해요. 스웨덴 사람들은 부지불식간에 강력한 팝 프로듀서인 셈이죠. 맥스 마틴, 레드원 같은 스웨덴 프로듀서들이 미국에서 단기간에 큰 성공을 거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봐요.”

이 독특한 ‘한-스 듀오’는 늦여름이나 초가을에 두 번째 싱글을 내놓을 계획이다. “유럽 쪽에서 기회를 보고 있어요.”(진바이진) “흠, 마음의 준비 하세요. 월드투어!”(카시)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스웨덴 싱어송라이터 카시 오페이아#batman & robin#진바이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