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록밴드의 음반이 16위에 오른 것이다. 하이라이트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사이에 이름을 올린 ‘래드윔프스’의 ‘너의 이름은’.
2001년 결성된 래드윔프스는 현재 록그룹으로는 일본 내 최고 위치에 올랐다. 배우를 겸업하는 보컬 노다 요지로(32) 주연의 TV 드라마 ‘백만 엔의 여자들’도 올가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된다.
이들은 지난해 2장의 앨범(‘너의 이름은’ ‘인간개화(人間開花)’)을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렸다. ‘너의 이름은’은 애니메이션(일본은 작년 8월, 한국은 올 1월 개봉) 사운드트랙이기도 하다. 밴드 멤버들이 배경음악과 주제가 전곡을 모두 함께 만들었다.
노다와 동갑내기 멤버들을 최근 서울 광진구에서 만났다. 이들은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 정기적으로 만나며 차기작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미야자키 하야오를 잇는 이 천재 감독의 영상에 래드윔프스가 또 한 번 음악을 얹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너의 이름은’ 제작 전, 신카이 감독이 저희 팬이라면서 프로듀서를 통해 각본을 먼저 보내왔어요. 셋이 함께 읽고 스토리가 너무 좋아 주제가 ‘전전전세(前前前世)’ 등 몇 곡을 순식간에 만들었죠. 영상이 제작되기도 전에 말이에요.”(래드윔프스)
감독과 밴드는 서로 충격을 주고받았다. 각본을 쓴 신카이 감독은 음악에서 영감을 얻어 영상을 그려냈다. 멤버들은 완성본을 보고 놀랐다. “(주인공) 다키가 술을 마시고 미쓰하의 과거를 돌아보는 장면 있잖아요, 판타지 설정이 강해서 음악을 만들면서도 어떤 장면이 될지 상상을 못했거든요. 근데 영상이 합쳐졌을 때 설득력이 놀라웠습니다.”(노다)
구와하라 아키라(기타)와 다케다 유스케(베이스기타)는 영화를 세 번이나 봤고 “하늘에서 운석이 떨어지기 직전”(다케다)과 “미쓰하의 손바닥에 쓰인 ‘좋아한다’는 글이 사라지는 부분”(구와하라)에서 노래 ‘Sparkle’이 흐를 때 “닭살이 돋았다”고 했다.
연기와 음악을 오가는 노다의 한국 영화 사랑은 대단하다. “‘오아시스’와 ‘똥파리’를 좋아해요. 유명한 한국 영화는 거의 다 챙겨보는 편입니다. 한국만큼 높은 퀄리티와 다양한 소재의 영화를 일본에선 찾기 힘들죠.”(노다)
이들은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과 친분이 도탑다. “이번에도 양 감독님과 술 한잔 했습니다. 언젠가 새로운 것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얘기를 했어요.”(노다)
래드윔프스는 다음 달 한중일 대중음악의 마천루를 차례로 밟는다. 12일 1만8000석 규모의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콘서트를 연 뒤 28일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 30일 경기 이천시 ‘지산 밸리록 뮤직앤드아츠 페스티벌’에 차례로 참가한다.
‘지산’은 이들의 첫 해외 페스티벌 도전이다. “2014년부터 한국 콘서트를 할 때마다 객석 에너지가 엄청나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야외 페스티벌에서도 발현된다면 어떨지.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래드윔프스)
래드윔프스는 요즘 영어 노래 창작에 열심이다. 북미와 유럽에서도 ‘너의 이름은’이 극찬을 받으며 이들의 인기는 아시아권을 넘고 있다. “이르면 올해 말엔 영어로 된 신작을 보여드리려 합니다. 세계 모든 사람이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드는 게 앞으로의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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