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가 공개한 알파고와 알파고의 셀프 대국 50국은 바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고 있다. 프로기사들이 50국을 새로운 교본 삼아 연구하고 있다.
이 바둑은 초반부터 알파고의 경이로움과 자유로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참고 1도를 보자. 백 1, 3의 연속 붙임. 인간의 바둑에선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마치 9점 하수 다루는 듯한 방식인데 백 7까지 선수하고 9를 두자 ‘어! 백이 좋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밀려온다.
중반 승부처를 보자. 백 ○가 흑의 포위망에 갇힌 모습. 얼핏 보기엔 사면초가여서 탈출로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데 백 5의 붙임이 절묘한 맥. 이어 백 7도 연결을 위한 호수. 결국 백은 ○ 가운데 중앙 백 다섯 점만 떼어주는 ‘도마뱀 작전’으로 위기를 모면한 뒤 승세를 굳혔다. 초반과 중반 승부처에서의 ‘붙임’이 생각의 자유로움과 창의력의 한계를 넓혀주고 있다. 64=23, 218=199, 242=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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