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사회성 곤충’에게 배우는 효율적으로 일하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일 03시 00분


◇초유기체/베르트 횔도블러·에드워드 윌슨 지음/임항교 옮김/599쪽·5만5000원·사이언스북스

“현존하는 곤충 사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는 엄청나다. 이들은 어떻게 페로몬으로 복잡한 메시지를 말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각 작업군마다 최적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융통성 있는 행동 프로그램으로 노동을 분담하는지 수천 가지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그 방법을 보여준다.”

책 ‘개미’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사회성 곤충 연구 분야 두 거장의 책이 출간됐다. 저자들은 책에서 개미나 벌 같은 ‘사회성 곤충’들의 군락을 ‘초유기체’라는 생물학적 조직 단위로 정의한다. 이 개념은 1911년 미국의 곤충학자인 윌리엄 휠러 교수가 고안한 뒤 한동안 논의가 정체됐지만 두 사람의 연구로 다시금 주목받았다.

책에 따르면 한마디로 사회성 곤충들은 단지 ‘모여 있는’ 것을 넘어서 고도의 조직과 정교한 기능을 갖춘 별도의 생물학적 조직 단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개미의 군락과 성장, 생태적 특성, 의사소통, 둥지 건축 등 다양한 면모를 통해 ‘초유기체’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제시하고 그 의미를 해석한다. 그 덕분에 개미와 꿀벌 사회 속에 수많은 복잡한 원리가 작동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저자들은 우리 몸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각 세포나 기관의 특성뿐 아니라 하나의 ‘전체’로서 유기적 질서와 작용을 이해해야 하듯, 곤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실제 연구가 바탕이 된 분석적인 시각을 따라 초유기체를 들여다보면서 사회성 곤충의 생활사와 행동양식은 물론이고 인간이 아닌 다른 사회가 진화한 방식까지도 엿볼 수 있다. 국내판 번역은 일본왕개미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은 임항교 메릴랜드 노터데임대 생물학과 교수가 맡았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초유기체#베르트 횔도블러#에드워드 윌슨#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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