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만난 배우 김강우는 “tvN 드라마 ‘써클’을 하면서 여진구 이기광 등 좋은 후배들과 함께해서 즐거웠다”며 “지금은 연기 자체가 너무 재밌어 작품이 들어오는 대로 모두 다 하고 싶다”고 말했다.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벌써 데뷔 15년 차다. 안정된 연기력과 훈남형 외모까지 배우로서 흠잡을 데가 없다. 배우 김강우(39)가 지금껏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만 33편. 하지만 지난해 출연한 MBC 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과 영화 ‘특근’ 그리고 2015년의 OCN 드라마 ‘실종느와르 M’, 영화 ‘간신’ 등 그의 이력 속엔 큰 흥행 작품이 거의 없다. 배우로서 답답하진 않을까.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배우 김강우를 만나 그의 속내를 들어봤다. 》
“스트레스가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결되진 않더라고요. 앞으로 어떤 작품과 연기를 펼칠지에 에너지를 쓰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했죠. 그러다가 ‘대박’ 작품을 만나면 누가 그런 소리를 했냐는 듯이 바뀔 겁니다. 빨리 오면 편하기야 하겠죠.”
김강우는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국내 최초 SF 추적극을 표방하며 5월부터 지난달 27일까지 방송된 tvN 드라마 ‘써클’에서 주연 김준혁 형사 역을 맡은 것. 이 드라마는 2037년 미래와 2017년 현재를 오가며 외계인의 등장과 미스터리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김강우 분) 등의 활약을 담았다. 하지만 어설픈 컴퓨터그래픽(CG)과 복잡한 이야기 전개 구조 등으로 인해 대중적 인기를 얻진 못했다.
“드라마의 성격상 시청률이 높게 나올 것이라곤 기대하지 않았어요. 다만 시청자들이 SF 장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준 것에 놀랐죠. 복제인간,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최신 기술 관련 이슈가 나오다 보니 드라마에도 이 같은 흐름이 반영될 수밖에 없어요. 배우로서 달라진 환경에 맞춘 새로운 연기를 보여줘야겠다고 배운 작품이었습니다.”
그는 지금껏 특수요원, 사이코패스, 폭군 등 대부분 어두운 캐릭터나 악역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도된 것이었을까.
“한국 남자 배우들이 출연한 수 있는 역할 중엔 어둡거나 진지한 캐릭터가 70%가 넘는 것 같아요. 이미지가 갇힌다는 것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도 크죠. 앞으로는 따뜻하고 행복한 역할에 자주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그는 지난해 연극 ‘햄릿―더 플레이’에서 햄릿 역을 맡으며 데뷔 후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기도 했다. 또 어린이 뮤지컬 ‘레전드히어로 삼국전’의 제작자로 참여하는 등 TV와 영화를 넘어 다양한 장르에 도전 중이다. 데뷔 15년차이자 불혹을 앞둔 그는 ‘롱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우의 수명이 과거보다 길어졌어요. 일에만 미쳐서 살기보단 가족과의 일상 등 제 삶도 소중하게 보살피면서 인생을 충분히 즐길 겁니다. 연기와 제작뿐 아니라 훗날에는 연출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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