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불법 반출됐던 문정왕후 어보(御寶)와 현종 어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전용기에 실려 2일 국내로 돌아왔다. 두 어보는 조선왕실 유물을 조사, 연구하는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운반돼 다음 달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어보는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을 위해 제작된 의례용 도장으로 왕실의 정통성과 권위를 상징하는 유물이다. 문정왕후 어보는 명종 2년(1547년) 중종의 계비인 문정왕후에게 ‘성렬대왕대비’라는 존호를 올릴 때 만들어졌다. 현종 어보는 효종 2년(1651년) 임금의 맏아들인 현종이 왕세자로 책봉됐을 때 제작됐으며 문정왕후 어보보다 약간 더 크다. 지난달 30일 오전 미국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두 어보의 반환행사가 열렸다
어보의 반환은 양국 정부 사이에 4년간의 공조를 통해 이뤄졌다. 과거 미국 정부는 2014년 4월 고종 황제가 수강태황제로 받들어지는 의식을 치르는 걸 기념해 제작된 수강태황제보(壽康太皇帝寶), 2015년 4월 미국 시애틀미술관이 소장하던 덕종 어보를 반환한 바 있다. 조선왕실 어보는 대부분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국립춘천박물관은 ‘단종 금보’와 ‘정순왕후 금보’, 국립중앙박물관은 ‘고종 옥보’와 ‘명성황후 옥보’ 등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과 대한제국 때 만들어진 어보 375점 가운데 40여 점은 여전히 행방불명 상태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6·25전쟁을 거치며 상당수의 어보가 분실, 훼손됐으며 외국으로 유출됐다.
국립고궁박물관이 2010년 발간한 ‘조선왕실 어보’에 따르면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는 어보는 1408년 만들어진 ‘태조금보’부터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만들어진 ‘순종황태자 금보’까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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