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광객 급감…8월31일 영업종료
중국 사드보복으로 인한 국내 면세점의 위기설이 현실로 닥쳐오고 있다.
면세점업계가 중국 단체관광객 감소로 심각한 매출 감소로 고민하는 가운데,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국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한화갤러리아는 3일 “제주공항 국제선 출국장 면세점 영업을 다음달 31일자로 종료한다”고 공시했다. 원래 한화갤러리아의 제주공항 면세점 특허는 2019년 4월까지다. 한화갤러리아는 2014년 제주공항 면세사업자 입찰에서 특허권을 따낸 후 지금까지 영업을 해 왔으나 최근 제주공항공사에 면세점 특허권 조기 반납의사를 밝히고 공사로부터 서면 동의까지 받았다.
제주는 서울에 이어 외국인 관광객이 두 번째로 많이 찾는 관광지여서 제주공항 면세점 역시 인천공항에 이어 업계에서 많은 비중을 두던 매장이다. 이런 핵심시장에서 한화갤러리아가 조기 철수를 결심한 것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매출감소를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입찰 당시 연간임대료가 250억원이었지만 공항면세점 매출이 600억원에 달했고, 중국인 관광객이 매년 큰 폭으로 늘어 시장전망이 밝았다. 실제로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면세점 개장 1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는 등 초반 영업이 순조로웠다.
그런데 사드배치 보복이 본격화된 3월 중순 이후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90% 가까이 줄면서 면세점 매출이 급감, 5월에는 월간 매출액이 20억원 이하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올해 1분기 적자만 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서울 여의도의 시내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63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철수를 결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의 이번 결정은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다른 공항 면세점 사업자에게 특허권 반납의 명분을 줄 수 있다”며 “공항면세점은 워낙 임대료가 높아 전부터 수익보다 상징성이 더 컸는데, 현재 위기는 그런 것을 따질 분위기가 아니다”고 우려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