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알파고끼리 ‘밀당’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6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2국 7보(110∼131)

흑 ○가 공격의 신호탄이다. 흑 11, 13은 원거리 포격이다. 흑은 중앙 백 대마를 노려보면서 주변부터 다지고 있다. 하지만 백은 아랑곳하지 않고 백 14, 16으로 최대한 집을 벌고 있다. 대마의 사활을 놓고 알파고끼리 밀당하는 형국이다.

경고를 무시한 백을 향해 흑은 17을 가볍게 선수하고 19, 21로 직접 포격에 나선다. 백 18은 정수다. 참고도 백 1로 나오다간 머리를 꾹꾹 눌려 좋지 않다. 흑 6까지 되면 백이 후수가 되어 낭패다. 흑에게 장단을 맞춰준 꼴이 된다.

백 20, 22로 단단히 웅크려 흑의 공세를 막아내려고 했고 흑은 23으로 탈출로를 막아섰다. 한 수마다 공격과 방어의 호흡이 치열하게 오간다.

백 26이 다시 한 번 흑을 자극한다. 단순히 살려고 하면 27의 곳으로 뛰어 연결을 꾀하며 안형을 만드는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 백 26은 백 대마가 절대 죽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자신감’이란 표현을 쓰는 건 이상하지만 인간의 해석으로 그렇다.

흑 27로 백의 안형이 없어졌다. 흑이 인간이었다면 단순한 위협만 주겠다는 마음을 이젠 진짜 잡아 보겠다로 바꿨을 것이다. 흑 31의 직격탄을 날린 것이 그 표현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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