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가 처음 공개한 144석 규모의 특별관 내에서도 고급 기술이 적용된 프라임 존인 ‘스웨이 앤드 트위스트(Sway&Twist)’ 좌석에 앉아봤다. 정면과 좌우까지 3면에 펼쳐진 시험영상 속 자동차에 ‘부르릉’ 하고 시동이 걸리자 ‘모션 체어’에도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핸들을 꺾는 대로 마치 차에 탄 듯 몸이 사방으로 크게 흔들렸다. 불길이 치솟는 장면에선 뜨거운 열감, 액션신에선 곳곳에서 휙휙 바람이 느껴졌다. 물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천장과 앞 의자 뒤에서 스프레이처럼 물이 분사되기도 했다.
극장이 단순히 영화를 보러 가는 곳이 아니라 ‘체험하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이날 CJ CGV는 CGV 용산아이파크몰(20개 상영관·3888석 규모)을 전면 개관하면서 ‘4DX 위드 스크린X’관과 ‘아이맥스(IMAX) 레이저’ 상영관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아이맥스 레이저 상영관은 세계 멀티플렉스 극장 중 최대 크기인 가로 31m, 세로 22.4m의 스크린을 갖췄다. 일반 상영관보다 5배 이상 큰 규모다. 고해상도의 레이저 영사기를 통해 기존보다 화면이 50% 밝고 두 배 선명하다는 게 극장 측의 설명이다. 4DX 위드 스크린X(2D 기준) 관람료는 1만6000∼1만8000원, 아이맥스 레이저는 1만4000∼1만6000원이다.
CGV가 이곳 상영관 업그레이드에 투자한 돈은 약 262억 원이다. 고급스러운 소파 좌석으로 꾸민 살롱S, 개당 1000만 원이 넘는 침대 극장인 템퍼시네마도 있다. ‘한국영화인 헌정 프로젝트’로 ‘박찬욱관’도 개관했다. 한국영화의 위상과 다양성을 높인 헌정인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티켓 매출의 일부는 독립영화를 위해 후원된다.
앞서 13일에는 롯데시네마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최초로 영사기를 없앤 ‘슈퍼S’관을 선보였다. 1895년 프랑스 뤼미에르 형제가 한 카페에서 영사기로 ‘기차의 도착’을 상영한 지 120여 년 만의 일이다. 극장 뒤편 영사시설을 없애는 대신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해 영상이 훨씬 밝고 선명하다. 햇빛이 드는 장면에서는 실제 밝은 야외에 나간 듯 눈이 살짝 찌푸려지고, 검은색도 영사기 방식에서보다 훨씬 선명하게 구현된다. 이 관의 입장료는 1만2000∼1만3000원 선이다. 8월 말까지 홍보를 위해 9000원을 유지한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앞으로 영화관을 영화 상영뿐 아니라 스포츠 경기 관람이나 게임 생중계, 콘서트 실황 중계에까지 활용해 나갈 예정”이라며 “멀티플렉스들은 ‘극장에서의 특별한 체험’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극장들의 고급화와 차별화 전략은 국내 관객 수가 4년 연속 연간 2억1000만 명 수준에서 머무르는 등 시장 전체가 정체돼 있다는 현실과 관련 있다. 또 넷플릭스 같은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의 등장 등으로 영화 시청 행태가 급속히 변화하는 것에 대한 위기감도 깔려 있다.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최병환 CGV 신사업추진본부장은 “모바일과 홈 미디어가 따라올 수 없는 방향으로 차별화에 나선 것”이라며 “극장을 단순히 영화를 보는 장소가 아니라 시간 날 때 한나절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는 취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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