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Beer!]100% 몰트 맥주, 혀끝에서 달달함 느껴지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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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버그


1800년대 중반, 당시 일상화된 발효 방식은 발효액 위에 효모를 띄우는 ‘상면 발효법’이었다. 당시 칼스버그는 대중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맥주 맛을 개발하기 위해 발효 온도를 저온에 맞춰 효모가 바닥으로 가라앉게 하는 ‘하면 발효법’을 적용해 라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기존 공법으로 만든 맥주보다 더 부드럽고 깔끔한 맛으로 재탄생한 칼스버그 맥주는 굉장한 인기를 모았다.

뒤 이어 맥주 품질 향상을 위해 설립된 칼스버그 연구소의 한센 교수는 맥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순수 효모 배양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실용화에 성공했다. 이 효모배양법은 전 세계 라거 계열 맥주를 만드는 데 기본이 되었고 현재까지 세계 맥주 시장의 90%는 하면 발효 맥주가 차지하고 있어 칼스버그가 전 세계 라거 맥주 시장을 개척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칼스버그 특유의 맛을 결정짓는 요인은 맥아와 홉 등 좋은 재료의 힘도 한몫을 한다. 칼스버그는 보리 외에 다른 곡물을 첨가하지 않은 100% 몰트 맥주로, 혀끝에서 느껴지는 달달함과 깊이 있게 느껴지는 곡류 특유의 맛이 차별화 포인트다. 칼스버그가 집중한 것은 맥주 자체의 맛, 그리고 양조업계 전체의 수준 향상이었다. 칼스버그 연구소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효모 배양법을 유료로 판매하는 대신 다른 맥주회사들에 아무런 조건 없이 무상으로 제공한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다.

칼스버그 연구소는 친환경 경영에도 주요한 맥을 두며, 맥주 원료인 보리에서 맥주를 담는 용기인 병(甁)까지 모든 공정을 지속가능성 기준에 맞는지 엄격하게 관리한다. 칼스버그 연구소는 2010년 더 좋은 거품을 만들고 맥주의 신선도를 전통맥주보다 더 오래 유지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눌 록스(Null Lox)’라는 새로운 보리 품종을 개발했다. 이 품종은 맥주를 가게에서 더 오래 진열할 수 있기 때문에 쓰레기를 줄이고, 칼스버그에서는 보리 겉껍질을 발효시켜 메탄가스를 만들어 이를 에너지로 활용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메탄가스는 칼스버그 맥주공장에서 필요한 열에너지의 90%를 담당하는 등 친환경적인 기업 경영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칼스버스#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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