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의 유작 오페라인 ‘투란도트’에는 타이틀 롤인 투란도트 공주 외에 두 번째 히로인이 등장합니다. 망명해 떠도는 칼라프 왕자의 시녀 ‘류’입니다. 류는 ‘왕자의 이름을 대라’는 투란도트 공주의 강요를 거부하다 자기 가슴을 찔러 죽습니다. 푸치니의 오페라에 흔한, 비련의 히로인이죠.
푸치니가 죽고 2년 뒤인 1926년 이 오페라가 초연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 가엾은 류의 모습에서 실제 인물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푸치니의 하녀였던 도리아 만프레디였습니다.
1908년 말, 푸치니의 부인인 엘비라는 하녀 도리아가 남편과 관계했다며 마을 사람들 앞에서 심한 모욕을 주었습니다. 도리아는 새해가 밝은 며칠 뒤 농약을 마시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가족들의 요구로 부검이 실시되었습니다. 의사는 도리아가 처녀라고 말했습니다. 이 일로 전 유럽이 떠들썩했습니다.
가엾은 도리아의 희생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된 것은 그가 죽고 99년이 지난 2008년의 일이었습니다. 이해 ‘푸치니의 여인’이라는 영화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2006년, 파올로 벤베누티 감독이 푸치니가 살던 집 근처에서 식사를 하다가 귀가 번쩍 뜨이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푸치니의 사생아라는 남자가 이 피자집에 들르곤 했다는 것입니다. 벤베누티 감독은 이 얘기의 진실을 추적하다가 근처 치사넬로 마을에 있는 집을 방문했습니다. 푸치니 사생아의 딸이라고 밝힌 나디아라는 여인의 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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