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내 마음속의 ‘시네마 천국’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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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네마 천국’(1990년)에서의 알프레도와 토토.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영화 ‘시네마 천국’(1990년)에서의 알프레도와 토토.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기술이 발달할수록 ‘옛 생각’이 나는 건 인간의 본성일까.

세계 LP 음반 판매량이 199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라고 한다. 영국에선 전자책 판매량은 나날이 떨어지는데 종이책 판매량은 되레 상승 중이다.

지난 달 발간된 책 ‘아날로그의 반격’에 따르면 그렇다. 옛것을 그리워하는 게 단지 몇몇의 유별난 취향이 아니었나 보다.

“이제 극장은 혁신적으로 바뀔 겁니다.” 최근 업계 1, 2위 멀티플렉스 극장의 신기술 시연회에 다녀왔다. 3면에 스크린이 펼쳐지고, 고급 가죽의자에는 온갖 첨단기술이 더해졌다. 영사기를 없앤 최첨단 스크린의 화질은 초고화질 TV를 보는 듯 빈틈없이 선명했다.

디지털 영사기가 도입된 지 오래인데도 아직까지 내게 영화관 이미지는 알프레도와 꼬마 토토의 ‘시네마 천국’ 속 모습이다. 손으로 돌리는 낡은 영사기와 돌돌 말린 흑백 필름…. 별다른 기술 없어도 같이 보는 사람, 영화 그 자체에 오래도록 여운이 남던 곳. 새로운 체험이 신기하면서도, 옛날을 떠나보내는 듯 아쉽다. 나이 탓할 나이도 아닌데….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영화 시네마 천국#아날로그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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