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은 프로 오지라퍼]혼밥, 뭣이 중헌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7일 03시 00분


혼밥으로 유명한 일본 TV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동아일보DB
혼밥으로 유명한 일본 TV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동아일보DB
늦은 점심시간 갑자기 곱창전골이 먹고 싶었다. 마침 길을 걷다 보니 한 곱창전골 전문점이 보였다. 이미 한 차례 전쟁 같았던 점심시간이 지난 뒤라 식당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 빈자리에 앉아 곱창전골 2인분을 시켰다. “일행은 언제 오나요?” “혼자 왔습니다.” 종업원이 이상한 눈으로 본다. 주위 손님들도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4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혼밥’(혼자 먹는 밥)에 대해 했던 발언이 논란이 됐다. 그는 ‘노숙자’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혼밥은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사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 것. 누군가는 혼밥 증가가 사회가 비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증거라고 얘기한다. 식사는 단순히 먹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이야기를 하고 정을 나누는 행위라는 것이다.

식사를 혼자 하거나, 함께하거나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행복하고 즐겁고 맛있게 먹는 것. 이날 곱창전골 2인분 식사는 더 없이 좋았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것을 마음껏 먹었으니.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혼밥#황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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