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콜레트의 작별 인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7일 03시 00분


콜레트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달 진행된 ‘컨버스’와의 컬래버레이션 제품. 콜레트 페이스북
콜레트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달 진행된 ‘컨버스’와의 컬래버레이션 제품. 콜레트 페이스북
“콜레트(Colette)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이달 중순 프랑스로부터 날아들었다.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드린다. 매장 오픈 20년이 되는 올 12월 20일에 오프라인 매장과 웹사이트 운영을 중단하겠다.”

콜레트가 어떤 곳인가. 파리 1구 생토노레 거리에 자리 잡고 트렌드를 이끌어 온 사실상 최초, 최고의 편집 숍(지난해 매출 약 364억 원). 큐레이션 개념이 희미하던 시절부터 오로지 주인의 안목으로 옷, 음반, 카메라, 그리고 물까지 팔아 온 진격의 ‘취향의 가게’. 에르메스, 샤넬 등 쟁쟁한 브랜드들과 협업 제품을 만들어 온 ‘컬래버 제조기’.

폐점 소식보다 더 충격적인 건 퇴장 이유였다. “창업자인 콜레트 루소가 이젠 자신의 시간을 갖고 싶어 한다. 그가 없는 콜레트는 존재할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제품 구성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엔딩 선언은 큐레이션의 핵심, 즉 ‘덜어내기’의 진수였다. 고수(高手)만이 자신감 있게 내릴 수 있는 결단…. 그저 잘나가는 브랜드 몇몇 모아놓고 팔면서 편집 숍입네 하는 ‘영혼 없는’ 자(者)들에게 콜레트가 건넨, 참 콜레트다운 작별 인사였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콜레트#col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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