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인간과는 다른 습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31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3국 11보(191∼236)

흑 91은 이해가 되지 않는 수. 흑 95의 곳을 그냥 잇는 것과 비교해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건 흑 95(92의 곳)다. 프로기사 100명에게 두라고 하면 100명 모두 105의 곳을 이어 흑 석 점을 살릴 것이다. 물론 실전이 손해는 아니지만 혹시 나중에 패라도 나면 손해를 더 크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어차피 패가 날 자리가 없기 때문에 흑 95를 둬도 괜찮다고 판단한 것일까. ‘혹시’라는 가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완벽하게 끝내기 수순을 읽고 있어 95나 105의 곳이나 똑같다고 본 것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인간과는 다른 습성이 드러난 장면이다.

우하 귀에서 흑이 손을 뺀 자리는 백 110, 112로 백의 차지가 됐다. 후수 6집 반의 크기로 반상 최대의 곳이다.

흑 115에 백이 116으로 받은 것은 참고도 흑 1부터 백을 조이면서 이득을 보는 진행을 막은 수. 흑 119는 후수 5집.

끝내기에서 역시 알파고는 실수가 없다. 백 136의 4집 끝내기를 마지막으로 이젠 2∼3집짜리 끝내기만 남은 상황. 이후 70수 가까이 더 진행됐으나 결국 공배만 남은 상황에서 백이 돌을 던졌다. 계가를 했다면 흑 1집 반 승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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