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기’. 휴가 때 제일 좋은 것도 이거고, 제일 나쁜 것도 이겁니다.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는 건 설레는 일이지만 비좁은 비행기에 몇 시간씩 앉아 있어야 하는 건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 받는 일이죠.
여러분은 한번에 비행기를 어디까지 타보셨나요? 저는 직항으로는 미국 애틀랜타까지 가본 게 제일 멀리 날아간 경험입니다. 실제로 올해 1월 아에로멕시코에서 인천-멕시코시티 노선을 개설하기 전까지는 인천 공항에서 출발하는 직항 노선 중에 제일 노선 거리가 긴 게 애틀랜타 행이었습니다.
미국 뉴욕 JFK 공항까지 한번에 가는 비행기가 있는 데 무슨 소리냐고요? 아닙니다. 애틀랜타가 더 멉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지도는 보통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립니다. 이 지도로 보면 뉴욕이 애틀랜타보다 더 멀어 보입니다(아래 사진 참조).
그런데 지구는 2차원 평면이 아니라 3차원 구형입니다. 그래서 최단거리를 따져 보면 아래 그림처럼 뉴욕이 애틀랜타보다 가깝습니다.
물론 비행기가 꼭 최단거리로 날아다니는 건 아닙니다. 위도마다 바람이 부는 방향이 다르죠(당연히 바람이 뒤에서 불어오는 편이 좋습니다.) 또 안전상의 이유로 일정 위도 이상으로는 비행기가 날지 못합니다. 그래서 실제 비행노선은 이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인천에서 애틀랜타까지는 보통 13시간 30분 거리. 그럼 전 세계에서 가장 긴 직항 노선 톱 10은 어디서부터 어디를 어떻게 날아다닐까요? 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아래 지도는 최단거리를 표시한 것으로 실제 비행노선은 다를 수 있습니다. 10위. 두바이(아랍에메리트) ↔ 휴스턴(미국) -항공사 및 편명: 에미레이트항공(EK211) -기종: 보잉 777-300ER -첫 운항: 2007년 12월 3일
9위. 도하(카타르) ↔ 로스엔젤레스(LA·미국) -항공사 및 편명: 카타르항공(QR739) -기종: 보잉 777-200LR -첫 운항: 2016년 1월 1일
8위. 지다(사우디아라비아) ↔ LA -항공사 및 편명: 사우디아항공(SV41) -기종: 보잉 777-300ER -첫 운항: 2014년 3월 31일
7위. 두바이 ↔ LA -항공사 및 편명: 에미레이트항공(EK215, EK217) -기종: 에어버스 380-800(EK215), 보잉 777-200LR(EK217) -첫 운항: 2008년 10월 26일
6위.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 ↔ LA -항공사 및 편명: 에티하드항공(EY171) -기종: 보잉 777-200LR -첫 운항: 2014년 6월 1일
5위. 싱가포르 ↔ 샌프란시스코(미국) -항공사 및 편명: 싱가포르항공(SQ31), 유나이티드항공(UA1) -기종: 에어버스 350-900(SQ31), 보잉 787-9(UA1) -첫 운항: 2016년 10월 23일(SQ31), 2016년 6월 1일(UA1)
4위. 요하네스버그(남아프리카공화국) ↔ 애틀랜타 -항공사: 델타항공(DL201) -기종: 보잉 777-200LR -첫 운항: 2009년 6월 1일
3위. 시드니(호주) ↔ 댈러스(미국) -항공사: 콴타스항공(QF8) -기종: 에어버스 A380-800 -첫 운항: 2014년 9월 29일
2위. 오클랜드(뉴질랜드) ↔ 두바이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EK449) -기종: 에어버스 A380-800 -첫 운항: 2016년 3월 2일
1위. 오클랜드 ↔ 도하 -항공사: 카타르항공(QR921) -기종: 보잉 777-200LR -첫 운항: 2017년 2월 6일
꼼꼼하게 읽으신 분은 아시겠지만 현재 2위 오클랜드 ↔ 두바이 노선이 지난해 3월 2일 1위로 올라섰다가 올해 2월 1년도 1위를 지키지 못한 채 오클랜드 ↔ 도하 노선에 세계에서 제일 긴 직항노선 자리를 내줬습니다.
내년에는 다시 1위 자리가 바뀔 가능성이 높습니다. 싱가포르항공이 싱가포르에서 뉴욕 뉴어크 공항까지 날아가던 SQ21 노선을 부활시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죠.
혹시라도 그냥 비행기에 타고 있는 게 정말 너무 너무 좋으신 분이 계진지요. 그렇다면 여기 나온 ‘기나 긴’ 노선에 한번 도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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