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속 그림 읽기]다 끝난듯 했는데 생각지않았던 일이… ‘엄마의 여행가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7일 17시 03분


멕시코 여행을 마치고 떠나기 전 엄마는 가방을 잃어버렸다. 온 가족이 가방을 찾아가는 짧은 여정이 멕시코 여행의 멋진 ‘요약본’이 됐다. 비룡소 제공
멕시코 여행을 마치고 떠나기 전 엄마는 가방을 잃어버렸다. 온 가족이 가방을 찾아가는 짧은 여정이 멕시코 여행의 멋진 ‘요약본’이 됐다. 비룡소 제공

작가 선현경 씨와 만화가 이우일 씨는 딸 은서를 데리고 이곳저곳 여행을 다녔다. 어디서든 아빠는 만화를 그릴 수 있고 엄마는 그림책을 지을 수 있으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힘겨운 한국 교육에 아이를 밀어 넣지 않기로 결심했다면 더욱이나.

‘엄마…’는 그 여행 기록 중 한 편이다. 엄마 아빠와 은서가 함께 한 멕시코 여행기인데, 여느 여행기와 달리 이야기는 ‘내일은 멕시코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이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멕시코 여행기인데 멕시코를 막 떠나려 한다? 사건이 있다. 엄마가 여권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 거다.

가방을 찾으려 거리 곳곳을 돌아다니는데 이게 멕시코 여행기 요약본이다. 할머니가 주는 걱정인형, 화가 프리다 칼로의 집, 가면가게와 모자가게…. 분홍 가방은 못 봤다면서도 혹시나 싶다며 식당 아저씨가 빨간 가방을 갖고 나오는 것으로 이야기는 해피 엔드.

생각해 보면 삶이 그렇다. 다 끝나가는 듯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생긴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예상치 못한 데서 불거져 나온다. 삶의 새로운 이야기는 여기에서 다시 시작된다. 반나절 사건으로 그림책 한 권이 만들어졌듯이 말이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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