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칼자루를 바꿔 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9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4국 6보(89∼109)

흑 89로 뛰어나가자 상변 흑의 수습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백 90은 온건한 응수. 참고 1도 백 1로 끊는 수도 생각해볼 수 있다. 흑 6까지 예상되는데 실전보다 백이 낫다고 보기 어렵다.

참고 1도의 백 모양이 생각보다 약점이 많기 때문이다.

흑은 백 한 점을 잡고 99로 뛰어 확실하게 살아둔다. 그렇다면 백은 여기서 쌓은 두터움을 바탕으로 우상에서 흘러나온 흑을 공략해서 대가를 얻어내야 한다.

백 100이 공격을 위한 팡파르. 그런데 돌연 백 102로 후진 기어를 넣은 것이 이해하기 어려운 수였다. 백 102는 형세가 유리할 때 분란을 없애기 위해 두는 수. 지금처럼 돌격 앞으로 하는 상황에선 너무 느슨한 수였다. 참고 2도 백 1, 3으로 흑을 계속 몰아붙였어야 했다. 실전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백이 공격을 한 템포 늦추자 흑은 103으로 쉽게 연결할 수 있게 됐다. 이어 105, 109로 역공에 나선다. 마치 칼자루를 바꿔 쥔 양상이다. 실리도 부족한 백이 주도권도 놓쳤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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