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한국불교의 대표적 비구니로 꼽히는 일엽 스님(1896∼1971)을 다룬 영문판 평전이 나왔다.
김일엽문화재단은 8일 “미국 아메리칸대의 박진영 철학과 교수가 집필한 ‘여성과 불교철학: 김일엽 선사를 통해(Women and Buddhist: Engaging Zen Master Kim Iryop·하와이대출판사)’가 현지에서 출간됐다”고 밝혔다. 재단 명예이사장이기도 한 박 교수는 2004년 일엽 스님 관련 논문을 썼으며 2014년엔 스님의 저서 ‘어느 수도인의 회상’을 영어로 번역하기도 했다.
이번 평전은 크게 2부로 구성돼 스님의 생애를 꼼꼼하게 짚었다. 1부는 출가 이전의 삶을, 2부는 출가 뒤 스님이 추구한 불교 사상을 다뤘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일엽 스님은 개화기 신여성으로 살았던 당시 모습만 너무 부각되는 경향이 있었다”며 “여성의 시각으로 불교적인 삶과 자유를 추구하는 그의 철학 세계를 명확하게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재단 측은 이번 출간을 계기로 일엽 스님의 한글판 평전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평남 용강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난 스님은 1920년 잡지 ‘신여자’를 창간하고 ‘신정조론’ ‘자유연애론’으로 대표되는 여성 계몽운동을 펼쳐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33년 만공 스님 문하로 출가한 뒤 비구니의 총본산인 견성암에서 참선 수행에 정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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