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의 강렬한 반격에 백도 더 이상 물러설 순 없다. 백 10이 혼신을 다한 카운터펀치. 여기서 흑이 참고도처럼 1로 나가서 9까지 끊는 진행을 택하면 반상은 대형 싸움판으로 변한다. 이 그림은 흑이 불리하진 않다. 하지만 유리한 흑이 굳이 그럴 필요 없다. 흑 11로 슬쩍 물러서 백의 예봉을 피한다.
백 12로 흑 ○ 한 점을 잡은 것이 작지 않다. 하지만 흑은 우상에서 흘러나온 대마와 좌변의 흑 돌만 큰 탈 없이 수습하면 승리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손해는 감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흑 13부터 17까지 좌변 흑 돌을 일단 정비해 놓고 드디어 흑 19로 흑 대마를 확실히 연결시켰다. 여기는 실리로도 짭짤한 곳. 우하에 형성된 흑 집이 40집이 넘는다. 백 집은 다 합쳐도 40집이 될동말동하다. 게다가 좌상 귀는 아직도 삼삼이 비어 있어 온전한 백 집이라고 보기 힘들다.
백은 ‘닥치고 공격’ 외엔 대안이 없는 상황. 백 24로 좌변 흑에 대한 공격에 나선다. 은근히 까다로운 수인데, 좌변 흑은 눈 모양이 풍부해 쉽게 잡힐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알파고의 타개 능력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중반전이 마지막 고비를 향해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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