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영화 배급사들이 한 해 야심작을 7, 8월 여름 시장에 배치하고, 또 그중 한 편은 꼭 ‘1000만’ 타이틀을 얻는 추세여서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등 해외에서는 ‘관객 머릿수’로 영화의 흥행 여부를 측정하지 않는다는 거다. 대부분 매출액이 기준이다. 어떤 영화를 몇 명의 사람들이 봤더라, 하는 식의 평가는 유독 국내에서 호소력을 띤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턴가 영화도 ‘1000만 돌파’ 그 자체를 목표로 만들어지는 듯하다. 극장가엔 작정한 듯 흥행 공식에 끼워 맞춘 듯한 영화들이 적잖다. 눈물나는 가족애, 우여곡절 많았던 우리 역사…. 살면서 두고두고 곱씹어야 할 의미 있는 가치들이 때로 뻔하고 지겹게 와닿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 7월 극장가의 한국 영화 관객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86만 명이나 줄었다. 과하게 탐할수록 더 멀어지는 법. 이제 ‘1000만의 굴레’에서 벗어날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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