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시장 ‘큰손’은 40대 여성… 소설보다 인문-계발서 탐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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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VIP 고객들 살펴보니

교보문고의 최우수(VIP) 고객인 플래티넘 회원의 선정 기준은 ‘6개월간 60만 원 이상 도서 구입’이다. 교보문고 플래티넘 회원은 전체 회원의 2%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구입하는 액수는 총 회원 매출액의 20%에 이른다.

8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플래티넘 회원의 1인당 책 구입액은 85만 원. 책 단가가 대개 권당 1만∼2만 원인 점, 국민 1인당 1년 평균 독서권수가 9.3권(2015년 통계청)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은 책 시장의 ‘큰손’이다. 이들의 독서 경향을 분석했다.

교보문고에서 올해 1∼7월 플래티넘 고객들의 도서 구매 현황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이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도서는 에세이집 ‘언어의 온도’(이기주·말글터)였다. 올 상반기(1∼6월) 8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였던 이 책은 일상에 대한 작가의 관찰력을 감성적 언어로 담은 에세이집이다. 일반 회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도서 1위이기도 했다.

자기계발서인 ‘그릿’(앤절라 더크워스·비즈니스북스)과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김민식·위즈덤하우스), 경제·경영 도서인 ‘제4차 산업혁명’(클라우스 슈밥·새로운현재)과 인문 도서인 ‘호모데우스’(유발 하라리·김영사) 등이 ‘톱 10’에 올랐다.

회원들이 구매한 전체 서적의 장르 비중은 △인문(9.5%) △소설(7.7%) △중고학습(7.6%) △경제·경영(7.6%) △아동(6.4%) △자기계발(5.6%) △시·에세이(5.1%) △외국어(4.5%) △유아(4.3%) △잡지(3.2%)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인문·자기계발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 플래티넘 회원과 일반 회원의 1∼20위 도서 구매 순위 목록을 비교한 결과 플래티넘 회원은 인문·자기계발서(상위 20권 중 50%인 10권), 일반 회원은 소설(상위 20권 중 30%인 6권)의 구매 비율이 높았다. 일반 회원의 상위 도서 구매 20권 중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문학동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열린책들) 등 신간 소설들이 포함된 반면 플래티넘 회원의 상위 구매 20권 중 소설은 김훈의 ‘공터에서’ 단 한 권이었다.

플래티넘 회원 중 가장 높은 구매력을 보인 세대는 40대(플래티넘 회원 중 37.7%)였다. 30대(28.7%), 50대(17.0%), 20대(10.8%), 60대(5.1%), 10대(0.7%)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플래티넘 회원의 남녀 비율은 5 대 5로 같다”며 “40대 여성 비율이 19.8%로 가장 높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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