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률 “전통과 현대, 자연이 어우러진 우리 건축 세계에 알릴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5일 03시 00분


9월 3∼10일 UIA 서울 세계건축대회 한종률 조직위원장

한종률 2017 서울 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장은 “우리사회가 건축을 좀 더 ‘대접’해 도시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종률 2017 서울 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장은 “우리사회가 건축을 좀 더 ‘대접’해 도시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0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12층 회의실에 들어온 한종률 국제건축가연맹(UIA) 2017 서울 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장(62)은 말했다.

“아, 서울 도심이 이렇게 훤히 내려다보이는군요. 저기 보이는 교보빌딩은 제가 몇 년 전 리노베이션했어요.” 삼우종합건축설계사무소 대표와 한국건축가협회장을 지낸 그는 이 일대 금호아시아나 본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의 건축설계도 했었다.

“주한 스위스대사관에 다녀오는 길이에요. 3년마다 열리는 ‘건축계의 올림픽’인 세계건축대회가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데, 이때 6년 후 개최국을 결정하거든요. 대회 유치를 희망하는 스위스 측이 저희 조직위를 초대해 홍보 활동을 했어요. 건축을 통해 도시를 알리는 이 대회야말로 문화 올림픽인 셈이거든요.”

UIA는 124개국에 130만 명의 회원이 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다음 달 3∼10일 열릴 UIA 서울 세계건축대회에는 3만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올해로 26회째인 이 대회는 아시아에서는 중국 베이징, 일본 도쿄에 이어 서울이 세 번째 주최지다. 국내외 주요 건축사무소들이 참여하는 트레이드 쇼가 열리고 이화여대캠퍼스복합단지(ECC)를 설계한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미국 자하 하디드 건축사무소의 패트릭 슈마허 소장 등이 강연한다.

“2014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직전 대회는 제3세계 낙후된 공간의 건축과 재활용 자재에 대한 논의들이 있었어요. 올해 서울 대회의 주제는 ‘도시의 혼’이에요. 전통과 현대, 자연이 어우러진 서울의 다양한 건축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그는 외국 건축가들에게 서울의 건축을 알릴 장소로 덕수궁∼청계천∼동대문디자인플라자, 종로구 윤동주문학관, 자신이 설계해 서울시 건축대상을 받았던 노원구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등을 꼽았다. “덕수궁 일대 정동은 네오 클래식한 유럽풍 건물과 근대의 추억이 돌담길에 스며든 곳이죠. 윤동주문학관은 오랫동안 물탱크로 사용됐던 공간을 아름답게 리모델링했고요. 북서울미술관은 자연과 우리 공동체의 어우러짐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왜 한국은 스타 건축가를 키우지 못했을까.

“한국은 그동안 고속 성장을 하느라 건축 설계에서도 ‘빨리빨리’가 요구됐습니다. 설계비도 박하게 책정될 때가 많으니, 건축은 기술적 영역으로만 간주된 측면이 많아요. 기술력, 창의력, 사회에 대한 윤리를 고루 갖춘 건축가를 장인으로 존중하는 사회가 돼야 합니다.”

그는 “건축은 도시의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이자 얼굴”이라며 “이번 대회가 대한민국의 건축 르네상스를 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한종률#서울 세계건축대회#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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