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못 보는 ‘맹점’이 있는 걸까. 막판 흑 대마가 잡힌 상황을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다. 흑 163, 165 둘 중 한 수로 좌변 흑 대마를 살렸으면 미세하지만 흑이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참고 1도를 보자. 흑 1로 두고 3, 5면 대마가 사는 데는 문제가 없다. 끝내기가 뛰어난 알파고의 실력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우세는 얼마든지 지킬 수 있다.
흑 대마가 죽는 수순을 알파고가 보지 못했다는 건 어불성설이기 때문에 결국 대마를 살리면 진다고 보고 좌상 귀를 차지하며 버텼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판단이 옳은 것이었는지는 알파고의 판단 과정을 들여다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아무튼 인간의 판단과 알파고의 판단의 괴리를 이번 판에서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알파고가 워낙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니까 알파고가 하는 건 다 맞다는 식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과연 알파고는 완벽한 것일까.
예를 들어 실전 백 102와 같은 수는 납득하기 어렵다. 당연히 참고 2도 백 1∼5로 계속 흑을 공격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변화의 여지도 없고 백의 모양도 실전보다 100배 낫다.
그래서 알파고가 아직 완벽하진 않다는 결론이다. 인간보다 뛰어나지만 바둑을 완전히 정복하진 못했다는 것이다. 159=7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