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백, 승기를 잡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3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5국 5보(63∼75)

흑 63은 인내의 한 수. 덜컥 참고 1도 흑 1로 받으면 백 2, 4로 우상 백이 쉽게 연결해 간다. 백 64, 66으로 움직이는 것은 좌하 귀 패를 염두에 둔 ‘팻감 만들기’다.

팻감을 막기 위해 손해를 볼 순 없기 때문에 흑 67, 69로 반발한 것은 당연한 진행. 이제 충분히 팻감을 만들었다고 판단한 백 알파고는 70으로 패를 결행한다.

사실 백 70 대신 참고 2도 백 1처럼 먼저 찔러보는 것도 방법이었다. 이때는 흑 2로 받아야 하는데 백 3으로 패를 걸어간다. 백 5가 반상에서 유일한 팻감이어서 백 9까지 패를 이길 수 있다. 이 그림은 백이 좋다. 7=○.

하지만 백 알파고는 패를 이기는 대신 우상에서 대가를 얻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흑은 백 72의 팻감을 받을 길이 없어 73으로 패를 해소했고 백은 우상 귀를 뚫었다.

이 결과의 이해득실은 어떨까. 좌하 귀에서 흑이 빵빵 따낸 것도 좋지만 우상 귀가 뚫리면서 상변 흑 5점이 완전 고립된 피해가 더 크다. 여기서 백이 승기를 잡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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