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왼쪽을 고르셨을 거고, 오른쪽은 ‘과연 저게 닭은 맞나’ 궁금하셨겠지만 정말 오른쪽이 오골계입니다. 그럼 왼쪽은 뭐냐고요? ‘골’이 빠진 오계입니다.
‘까마귀 오(烏), 뼈 골(骨), 닭 계(鷄)’를 쓰는 오골계는 문자 그대로 뼈가 검은 닭이라는 뜻입니다. 뼈는 물론 피부와 내장도 검은색이지만 깃털까지 반드시 검은 건 아닙니다. 맨 처음 사진이나 아래 암탉처럼 깃털이 흰 오골계도 있습니다.
이 오골계는 영어로 ‘silk fowl’이라고 부릅니다. silk는 잘 아시는 것처럼 ‘비단(실크)’이라는 뜻이고 fowl은 집에서 기르는 새를 뜻하는 ‘가금(家禽)’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깃털이 비단 같다는 뜻만 들어 있을 뿐 무슨 색인지는 들어있지 않은 겁니다. 굳이 따지자면 ‘실크색’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검은색보다는 베이지색처럼 밝은 색을 먼저 떠올리지 않으셨나요?
‘오골계가 천연기념물인데 무슨 소리냐’고 묻고 싶은 분도 계실지 모릅니다. 오골계는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지만 1981년 전염병으로 몰사하면서 천연기념물에서 제외됐습니다. 이 닭은 흔히 ‘실크 오골계’라고 불렀습니다.
‘내가 올 여름에도 오골계라고 까만 닭을 먹었는데 무슨 소리냐?’고 묻는 분도 계실 겁니다. 네, 잘못 들으신 겁니다. 그 닭이 오계입니다. 오계 중에서 충남 논산시 연산면 화악2길 38-5에서 키우는 닭은 천연기념물 제265호로 지정받은 상태입니다. 정식 명칭은 ‘연산오계’로 ‘골’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 두 닭은 깃털 색만 다른 게 아니라 품종 자체가 다릅니다. 대표적으로 오골계는 발가락이 다섯 개지만 오계는 네 개입니다. 사진을 보셨으니 볏 모양도 다르다는 걸 확인하셨을 겁니다. 오계는 적어도 조선 선조 때부터 한국에서 길렀고, 오골계는 일제강점기 때 한반도에 들어왔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를 이어 연산오계를 키우고 있는 가문에서는 “‘동의보감’에도 오계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꼭 오골계가 아니라 오계라고 불러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그 까만 닭은 오골계가 아니라 오계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