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대 알파고의 대결을 보면 알파고가 좋아하는 행마가 몇 가지 있다. 이른 삼삼 침입, 어깨 짚음, 붙임, 소목에서 눈 목자 굳힘과 두 칸 높은 굳힘 등이다. 그런 의미에서 흑 7의 한 칸 높은 굳힘은 흔치 않은 수. 그러나 알파고가 두는 수의 외형상 특징에 의미를 두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다. 알파고의 진정한 의미는 인간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자재함’이다.
백 10이 그렇다. 보면 숨이 턱 막힌다는 느낌이다. 도대체 이런 수가 있을 법한가. 알파고가 붙임을 좋아하니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지만 백 10을 받아들이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따지고 보면 백 10이 엉뚱한 수는 아니다. 참고 1도를 보자. 흑 1로 받으면 백 2를 선수하고 4로 달려간다. 발 빠른 행마법으로 백이 훤해 보인다.
실전처럼 흑 11로 받으면 역시 백 12로 되젖힌다. 이어 참고 2도 흑 1로 받으면 흑 9까지 피차 불만이 없다. 결국 백 10은 인간이 낯설게 느낄 뿐 좋은 활용이라는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