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새롭다 vs 옹졸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6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6국 3보(34∼48)

흑 ●에 백은 우변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그런데 백 34가 예상을 벗어난 수였다. 붙임을 좋아하는 알파고라 하지만 인간의 발상에선 쉽게 떠오르지 않는 수. 백 36을 선수하고 38로 내려 뻗은 수가 새롭다.

알파고니까 새롭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인간끼리의 대국이었다면 ‘너무 옹색하다, 저자세다’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수다.

기세 좋게 참고 1도 백 1로 끊으면 흑 2로 끊어 백의 다음 수가 여의치 않다. 이렇게 변화가 그다지 백에게 좋지 않기 때문에 앞서 백 34를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다.

백은 38, 흑 39를 교환하고 40으로 끊으면 타개에 어렵지 않다고 본 듯하다.

흑 41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보통은 참고 2도 흑 1을 선수하고 3으로 붙이는 것이다. 그런데 백 4가 선수여서 14까지 백이 쉽게 수습하는 모양이다.

흑 47까지는 외길 수순. 흑이 깔끔하게 넘어가고 백은 양쪽으로 곤마가 생긴 형태여서 백이 궁지에 몰린 것 같다. 백 48로 탈출했으나 백의 앞날이 그렇게 밝아 보이지 않는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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