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흑의 안개가 걷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8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6국 11보(169∼178)

백 ○로 인해 반상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다. 좌하에서 빠져나온 흑 대마는 생사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목숨을 건 도전을 여러 차례 거듭해왔다. 천신만고의 과정을 거친 흑이 이제 이 대마를 무사히 살리면 형세는 누가 유리한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된다. 그러자 흑의 거센 항전에 은인자중하던 백은 그동안 축적해놓은 힘을 바탕으로 백 ○로 흑의 앞길을 가로막고 나선 것. 흑은 이 마지막 관문을 넘어야 한다.

흑 69가 끝까지 결사항전하겠다는 수. A로 간단히 연결하는 수가 있지만 그러면 백에게 요모조모 끝내기를 당한다. 한 집이 아쉬운 흑에게 그건 패배를 의미한다.

백도 더 이상 참아서는 안 된다. 백 74로 칼을 뽑아든다. 백이 깔끔하게 모양을 갖추고 싶으면 74로는 참고도 백 1로 젖히는 수가 있다. 하지만 흑 2, 4로 대마가 쉽게 좌변 흑과 연결된다. 이건 백이 흑에게 당한 꼴이다.

흑 77은 당연한 뻗음. 백은 78로 틀어막아 끝까지 흑을 괴롭힌다. 하지만 흑을 둘러싼 안개가 서서히 걷히고 어슴푸레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흑이 버티고 버티면서 달성하고자 한 목표가 어느새 눈앞에 다가왔다. 흑은 이제 그 과실을 따먹기만 하면 되는데….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