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출간된 신예 소설가인 게이브리얼 탤런트의 데뷔작 ‘내 절대적 사랑’(사진)이 미디어의 찬사를 받으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스티븐 킹은 “걸작이라는 말은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흔치 않은 진짜 걸작 중 하나”라고 호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앵무새 죽이기’에 버금갈 작품이라고 상찬했다. 온라인서점 아마존 직원들은 ‘9월에 읽어야 할 책 리스트’에 이 책을 1위로 꼽았다. 신인 작가답지 않은 짜임새 있는 플롯, 섬세한 묘사, 절묘한 감정 흐름, 속도감 있는 진행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주인공은 기묘한 14세 소녀 터틀이다. 본명인 줄리아가 너무 여성스러워 싫은 그는 또래 여성 친구들을 경멸한다. 매일 아버지와 함께 권총 손질과 사격 연습을 하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취미다. 하지만 매일 아침 터틀을 학교 버스로 데려다 줄 정도로 자상해 보이는 그녀의 아버지는 사실은 분노 조절 장애를 가지고 있다. 지구 종말론자이자 박학다식한 아버지는 세상에 대한 분노를 딸에게 풀며 끔찍한 정도의 언어와 신체적 폭력을 행사했다. 때로는 죽이 잘 맞고, 또 때로는 서로를 원망하며, 아버지와 딸은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왔다. 어느 날, 터틀이 숲속에서 길을 잃은 두 명의 소년을 우연히 만나기 전까지는. 터틀이 만난 두 소년 중 한 명인 제이컵은 행복하고 밝은, 평범한 가정에서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터틀은 제이컵을 알게 된 후 자신의 인생에, 자신과 아버지의 관계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딸의 일탈을 눈치 챈 아버지는 터틀의 소중한 친구들을 향해 잔혹하고 냉정한 복수를 하려 하고, 터틀은 아버지에 대한 애증과 친구들을 지키려는 결심 속에 혼란에 빠진다. 제이컵이 내민 손을 잡고 아버지를 떠나면 단순히 해결될 일이지만 평생을 사랑한다고 생각해온 가족을 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데 어느 날 아버지가 가정 폭력을 피해 도망친 한 소녀를 집으로 데려온다. 터틀은 그 소녀에게서 어릴 적 자신을 보게 되고, 그녀를 구하기로 결심한다.
영국 내에서 작년 한 해 동안만 5만8000건의 아동학대가 발생했다고 한다. 작가는 이 민감한 주제를 다루면서 단순히 수동적으로 폭력을 당하지 않는,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용감한 주인공 소녀를 그렸다. 영국의 독자들은 소설의 비정할 만큼 잔인한 현실적 묘사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그 주제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소설의 배경인 북캘리포니아의 평화로운 해안마을 멘도시노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아름다운 해변의 밀물과 썰물, 험준한 곶 등 다채로운 자연을 카메라로 찍은 듯 섬세하게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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