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난데없는 패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9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6국 12보(179∼189)

좌하에서 뻗어나간 흑 대마가 사는 길은 의외로 간단했다. 흑 79, 81의 연타가 그것. 백 80으로 참고 1도 백 1을 두면 흑 2, 4로 좌변 백 집이 뚫려서 손해다.

백 82로 흑 두 점을 따낼 때 83으로 잇는 것이 포인트. 물론 여기서 백이 ○의 곳에 이어두면 좌하 흑은 죽는다. 하지만 그 순간 좌상 쪽 백도 사경을 헤매게 된다. 그래서 백 84, 86으로 돌보지 않을 수 없고, 흑은 유유하게 87로 석 점까지 살리며 살아갔다.

흑은 원하던 걸 다 얻은 셈. 좌하 흑 대마가 살면서 손해를 보지 않았고, 좌변 백 집도 30집을 밑돈다. 비관적이었던 형세가 이젠 정말 ‘짱짱하게’ 붙어볼 만하게 됐다.

그런데 백 88(○의 곳)로 백 한 점을 이었을 때 난데없는 흑 89가 잘 맞춰온 퍼즐을 한순간에 흐트러뜨렸다. 당연히 참고 2도 흑 1로 둬서 대마를 살려야 했다. 이어 흑 11까지가 예상되는데 박빙의 형세다.

전혀 단수할 이유가 없는 곳에서 단수를 하는 바람에 대마의 목숨이 다시 경각에 달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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