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을 맞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은 26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까지 발견돼 진상조사위 조직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도 장관은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무부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아서 진상조사위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며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에서 발견한 추가 문건이 검찰에 가 있어 파견 검사를 통해 협조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 장관은 진상조사위가 형사적 문제를 발견했을 때 형사고발 조치를 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대해 “검사를 파견받은 건 그런 부분까지 포함한 것”이라고 답했다.
도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유인촌 전 문체부 장관 시절 문인으로서 겪었던 정치적 간섭과 지원 배제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유인촌 장관 때 작가회의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정부로부터 “(회원들이) 불법 집회나 시위에 참여했다가 발각되면 지원금을 모두 반납하겠다는 서약서를 쓸 것을 종용받았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당시 이게 말이 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많은 사람 중 누가 시위에 참여했는지 알 수 없고 불법 시위인지도 알 수가 없는데 발견되면 지원금 받은 걸 다 반납하겠다는 각서를 쓰라 하니 너무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이는 이명박 정부 당시 이른바 ‘MB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인한 유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한 반론이다. 유 전 장관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문체부 장관으로) 있을 때 문화예술계를 겨냥한 그런 리스트는 없었다”면서 “요새 세상(정권)이 바뀌니까 그러겠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 장관은 현재 시급한 현안으로 평창 겨울올림픽 안전 문제를 꼽았다. 도 장관은 “해외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말폭탄을 보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해외에서 바라보는 불안 요소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프랑스 체육부 장관은 평창 올림픽 불참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후 문체부 노태강 2차관이 프랑스 장관을 직접 만나 안전성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 독일에서도 연이어 불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도 장관은 “프랑스 오스트리아, 독일뿐 아니라 올림픽 참가 국가의 한국 공관에서도 담당 장관을 직접 만나 안전하게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기로 결정했다”며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직접 나서 북한의 올림픽 출전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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