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하변 패싸움이 지루하게 이어지며 318수까지 진행됐지만 승부와는 관계가 없었다. 계가를 했다면 백 5집 반 승이었다.
초반 백이 응수타진의 묘미를 보여준 한 판이다. 참고도를 보자. 백은 하변과 우변의 흑 진을 삭감해야 하는 상황. 백은 우선 참고도 1(실전 44)로 응수를 물었다. 흑 2를 기다려 백 3으로 가볍게 날아오른 게 감탄을 자아낸 수법이다. 백 7의 응수타진도 제격이다. 흑 8이 불가피한데 나중에 흑 한 점을 잡는 수가 남아 하변 흑 진이 사실상 무너졌다. 그러고는 유유히 반상 최대의 곳인 9의 곳에 손을 돌려 국면의 흐름을 백의 편으로 돌려세웠다.
이후 흑은 좌상에서 71의 묘수를 터뜨리고 하변에서 흘러나온 백 대마를 공격하는 등 꾸준히 반격했지만 백의 유연한 수습을 극복하진 못했다. 흑이 잘못 뒀다기보단 백이 잘 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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