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바둑 100년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으로 ‘알파고의 등장’을 꼽을 수 있다. 그중 백 6과 같은 ‘빠른 3·3 침입’은 100년간 인간들이 정립해 둔 기리(棋理)를 한순간에 뒤엎는 수법이다. 알파고의 셀프대국이 공개된 뒤 프로기사의 경기에서 ‘빠른 3·3 침입’은 자주 시도됐다.
흑 9로 늦춰 받은 수로는 참고 1도 흑 1로 젖히는 것도 정석이다. 백 8, 10으로 갈라치는 바둑이 예상된다. 이후 백 ‘가’로 들여다보는 수가 기분 좋다.
백 10으로 참고 2도 백 1로 붙이는 것도 정석. 흑 2로 막으면 백 13까지 복잡한 변화가 일어난다. 아직 미완성의 정석으로 국가대표를 중심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최근 안성준 8단이 삼성화재배 16강에서 커제 9단에게 이긴 바둑에도 이 모양이 등장한다.
백 12까지 우상 귀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데, 흑은 더 이상 응수하지 않고 “이제는 내 차례요”라는 듯 좌상 귀 3·3을 파고든다.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1년 전만 해도 꿈도 꾸지 못하던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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