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행에 크게 영향을 받는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올가을 빨간색의 유행은 반갑다. 빨간 케이스의 ‘조르조 아르마니’ 쿠션 파운데이션을 꺼내 바를 때 행복감이란.
그 빨강의 힘을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패션위크에서 새삼 느꼈다. 디자이너 지춘희의 ‘미스지 콜렉션’ 쇼에서였다. 수입 브랜드가 점령한 국내 백화점들에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는 국내 브랜드, 신진 디자이너들로 물갈이된 서울패션위크에서 40여 년 패션 인생의 관록을 보여주는 브랜드.
온통 빨강으로 꾸며진 무대 위로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음악이 흘렀다. 패션쇼의 클라이맥스는 모델 장윤주가 빨강 드레스를 입고 나온 피날레!(사진) 그 고혹적인 모습이 한 송이 칸나 같았다. 쇼가 끝난 후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왜 빨강이었냐고.
“장윤주가 올해 초 출산 후 엄청나게 노력해서 감량했다. 비로소 모델이 된 것 같다고 하더라. 윤주의 복귀 런웨이에서 그 아름다운 생명력을 빨강으로 극대화해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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