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한산성’ 마지막 장면에서 대장장이 날쇠가 어린 나루에게 하는 말이다. 원작 소설을 쓴 김훈 작가는 이를 듣는 순간 ‘저거다!’ 싶었단다. 그는 “소설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끙끙댔다”고 했다. 날쇠의 당부는 누구나 어린 시절 많이 듣던 말이다. 투박하게 툭 던지는 듯한 이 한마디에는 애정이 담겨 있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삶은 도도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긴 여운을 남긴다. 소설은 나루가 ‘초경을 흘리는’ 것으로 끝난다. 이는 생명성을 의미하며, 살아서 미래를 기약하자는 뜻을 담았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인기 소설을 영화로 만들 경우 성공할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 원작을 영상과 대사로 재해석해 내는 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쇼생크 탈출’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등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 ‘남한산성’은 그 자체로도 빼어난 완성도를 지닌 동시에 소설의 영화화에 성공한 사례로 꼽힐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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