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방겸영 언론사 영향력, 동아-조선-매경-중앙 順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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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산하 여론집중도 조사위 분석… 윤영철 연대 교수, 日학술대회서 공개

동아미디어그룹이 2016년 매체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에서 신방겸영 언론사 중 조선일보, 중앙일보 계열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동아미디어그룹은 또 지상파 방송인 MBC와 SBS 계열보다도 여론영향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가 종이신문, TV, 라디오, 인터넷 등 전체 뉴스 매체를 합산한 ‘2016년 뉴스이용창구 기준 여론영향력 점유율’ 조사 결과 동아미디어그룹은 전체 4위를 차지했다. 포털 사이트(네이버, 다음)를 제외하면 KBS에 이어 전체 2위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동아미디어그룹은 동아일보, 채널A, 동아닷컴 등을 포함한 매체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이 7.1%로 신방겸영 언론사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조선일보와 TV조선, 조선닷컴을 소유한 조선일보 계열의 여론영향력은 6.9%로 5위를 차지했다. 조선일보 계열은 2014년 9.0%를 기록했으나 2년 만에 2.1%포인트 하락했다. 매일경제 계열은 5.0%로 7위, 중앙일보 계열은 4.6%로 10위에 머물렀다. 지상파 방송인 KBS계열은 16.2%로 전체 2위를 차지했고, MBC계열은 6.7%로 6위, SBS계열은 4.7%로 9위를 차지했다.

윤영철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21일 일본 도쿄 게이오대에서 열린 게이오-연세 미디어앤커뮤니케이션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2016년도 매체합산 여론영향력 점유율’을 발표했다. 윤 교수는 이날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을 위한 새 알고리즘 개발’을 주제로 한국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분석했다.

윤 교수는 세미나에서 “동아일보의 경우 종이신문과 케이블TV, 웹사이트 등 다양한 출구로 유통되는데 이를 모두 합치면 ‘매체합산 여론영향력’ 통계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연구들이 조선일보가 영향력 면에서 넘버 원 신문이라고 하지만, 신문 케이블TV 인터넷 등 뉴스의 모든 유통경로를 전수조사할 경우 동아일보의 영향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동아미디어그룹 여론영향력이 높게 나온 것은 채널A의 여론영향력이 TV조선, JTBC 등 다른 종편 채널보다 높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매체합산 여론영향력을 계산할 때는 TV 보도프로의 영향력(시청률, 보도시간 등 기준)에 더 높은 가중치를 둔다는 설명이다.

한편 2016년 여론영향력 점유율 1위는 포털사이트 네이버(20.8%)가 차지했다. 네이버는 2015년 여론영향력 점유율 18.1%로 KBS를 제치고 1위에 등극한 이후로 점유율 격차를 더 늘렸다. 다음도 9.3%로 전체 3위를 차지했다.

윤 교수는 도쿄 학술대회에서 “네이버가 여론영향력 1위를 바탕으로 광고시장에서도 7000여 개의 신문(인터넷 포함)과 지상파방송 3사를 더한 것보다 큰 비율을 먹어치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털에서 뉴스 유통이 늘어나면서 눈길을 끌기 위한 엔터테인먼트나 센세이셔널 뉴스, 편파적인 뉴스가 양산돼 퀄리티 저널리즘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교수는 “포털 사이트는 뉴스기업이 아니라 정보기술(IT) 회사라고 주장하지만 여론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현실”이라며 “흥미나 상업주의가 아닌 공공의 이익에 기반을 둔 고품질 저널리즘을 위한 새로운 알고리즘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는 2010년 출범한 정부 위원회로 매년 여론영향력 점유율을 조사해 3년에 한 번씩 공식 보고서를 낸다. 윤 교수는 2013년부터 3년간 제2대 여론집중도 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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