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정각, 문이 열렸다. 손가락에 최대한 정신을 집중해 마우스를 클릭했다. 벌써 ‘SOLD OUT(판매 완료)’ 글자가 곳곳에 보였다. 뚫어져라 컴퓨터 화면을 쳐다봤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거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아 결국 몇 분 만에 허탈한 마음으로 마우스에서 손을 뗐다.
24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웨덴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가 48시간 동안 최대 75%까지 지난 시즌 상품을 세일했다. 몇 주 전부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홍보돼 많은 패션 커뮤니티의 화제였다. 상품 수도 적고, 인기 제품도 별로 없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도 나왔지만 대부분의 상품이 조기에 판매됐다.
홈페이지 위에 48시간의 숫자가 줄어드는 모습을 스톱워치처럼 보여준 것도 특이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마음은 다급해졌으리라. 쇼핑도 이제 손가락과 눈 운동이 필요한 ‘타임 리밋’ 스포츠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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