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을 나서면 속으로 이런 말을 삼킨다. “걸어 다니며 담배를 피우지 말아주세요”, “지하철을 탈 땐 사람들이 다 내릴 때까지 기다리세요”, “길을 가다 부딪치면 사과하세요”…. 요즘엔 치우고 나면 또 생기는 집 앞 강아지 똥 때문에 “반려견의 배설물은 스스로 치우세요”라는 말도 추가됐다.
이렇게 참아도 불만은 내 안에 알게 모르게 쌓인다. 그리고 유사한 사건이 사회적 문제가 되면 그 불만이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240번 버스 운전사 사건에 성급하게 분노했던 일부 사람들은 사실 급하게 출발하는 버스에 불안해 본 사람들이다.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의 프렌치불도그에 대한 비난은 길에서 한 번쯤은 마주쳤던, 주인에겐 귀엽지만 나에게는 무서운 강아지에 대한 불만의 표현이다. 참았던 화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니 극단적인 말까지 하게 된다.
이쯤 되면 침묵은 금이 아니라 독인 것 같다. 서로 얼굴을 붉히더라도 결국 말 한마디로 해결될 일을 덮어두고 지나쳤다가 엉뚱한 사람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붓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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