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의 이단젖힘에 대한 흑의 응수가 어렵다. 중앙에서 흑과 백 대마가 얽혀 있어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한 템포 쉬어 간다는 의미였을까. 흑은 직접 응수를 유보하고 53으로 부딪쳐 거꾸로 응수를 물었다. 하지만 이건 백 54로 뻗어 중앙 백말이 확실히 연결된 모습. 흑 53이 오히려 백을 도와준 느낌이다. 이 바둑의 주인공인 ‘알파고 마스터’가 인간 프로기사를 압도하는 실력을 갖고 있지만 그 역시 완벽하진 않다.
흑 55는 일단 내가 먼저 살고 후일을 도모하자는 것. 백은 56, 58로 우변 백 두 점을 연결해 가면서 우변 흑 집을 거의 파괴했다. 그 대신 중앙 전체 백 대마는 여전히 100% 완생이라고 할 수 없다. 여기에 좌변 백 6점은 빈사 상태. 우변 흑 집이 깨졌지만 백만 이득을 본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백 58 대신 참고도 백 1로 백 한 점을 살릴 수만 있다면 단번에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듯하지만 흑 2, 4면 중앙 백 대마가 휘청거릴 수 있다. 그래서 백 58로 만족하고 대신 62로 백 대마를 연결하는 자세를 취했다.
결국 흑은 63으로 좌변 백 6점을 잡아 우변 집이 사라진 손실을 대부분 만회했다. 반상에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몰아쳤지만 형세는 역시 미세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