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자’를 통해 한국에서 넷플릭스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체감합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시청자의 국적이나 성별 같은 통계학적 수치보다 개별적 취향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라이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담당 부사장(사진)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옥자 효과’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
옥자 효과는 봉준호 감독이 4년 만에 공개한 영화 ‘옥자’로 인해 국내에서 넷플릭스의 주목도가 늘어난 현상을 말한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6만 명 수준이었던 넷플릭스 앱 이용자는 올해 7월 35만 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칸 영화제에 극장에서 볼 수 없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가 두 편이나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넷플릭스의 세계 영화시장 장악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넷플릭스는 경제적, 문화적 이유로 제작되지 못한 영화들의 경제 모델을 지지한다”며 “복잡한 제약과 라이선스 문제에 맞서고 영화 산업에서 소비자가 최우선으로 여겨지게 만들 것”이라고 긍정적 효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라이트 부사장은 넷플릭스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국적에 얽매이지 않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아닌 시청 패턴을 기반으로 한다. 흔히 스릴러 호러 로맨스와 같은 장르 구분을 넘어 배우, 캐릭터, 스토리, 전개 방식 등 모든 부분을 상세하게 태그로 기록한 뒤 그에 대한 개별 선호도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한다.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개별 시청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매주 한두 편을 방영하는 텔레비전 콘텐츠와 달리 넷플릭스는 하루에 모든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시청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결정권을 주기 위한 것이다. 그는 “최근 전체 에피소드를 24시간 안에 시청하는 ‘정주행 레이싱’ 경향이 증가했는데, 이는 마치 해리포터 신간을 사려고 줄을 서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주행 레이싱’을 즐긴 사람은 2013년 전 세계 20만 명에서 2017년(9월 기준) 500만 명으로 늘었다.
한국 제작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해서는 “한국은 뛰어난 역량을 지닌 콘텐츠 제작자를 보유한 나라”라며 “가족 콘텐츠는 물론이고 예능,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2018년 김성훈 감독과 김은희 작가가 만든 8부작 사극 좀비물 ‘킹덤’, 천계영 작가의 웹툰 원작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런닝맨’을 연출한 조효진, 장혁재 PD의 예능 ‘범인은 바로 너!’를 공개할 예정이다.
라이트 부사장은 “12월 공개될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브라이트’도 넷플릭스의 새로운 터닝 포인트”라며 “영화관이 아닌 집에서도 수준급의 블록버스터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브라이트는 인간과 오크, 엘프, 요정이 뒤섞여 살아가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