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마블이 창조한 영화속 또다른 세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8일 03시 00분


최근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를 봤다. 요즘 마블과 디즈니는 정말 뭘 해도 되는 ‘집안’인가 보다. 초인 종합선물세트인 ‘어벤져스’야 큰 성공을 거뒀지만, 사실 토르와 헐크는 좀 어정쩡했다. 각각의 솔로 무비들은 그리 두드러지질 않았고. 근데 둘의 조합이 이리 근사할 줄이야. 국내에서도 개봉 11일 만에 300만 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다.

영화 속 대사 가운데 “아스가르드는 장소(땅)가 아니라 백성이 있는 곳이다”란 말이 나온다. 북유럽 신화에서 유래한 아스가르드는 ‘천둥의 신’ 토르와 같은 신이 사는 나라를 일컫는다. 벌써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꽤 회자되는데, ‘속지주의냐 속인주의냐’는 깜찍한 논박도 불거졌다.

영화가 끝난 뒤 극장 풍경을 바라보며 다시금 이 말을 곱씹었다. 이제 마블 영화 팬들은 웬만하면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도 자리를 뜨지 않는다. 재밌는 쿠키 영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블이 창조한 영화 속 세계를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 부른다. 그 세상이 어디쯤인지 이제 아무도 묻지 않는다. 백성이 어디 있는지 다들 아니까.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마블#아스가르드#백성이 있는 곳#속지주의냐 속인주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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