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특사’로 유명한 독립운동가 이상설(1870∼1917·사진) 주도로 1910년 세계에 독립 의지를 천명했던 ‘성명회(聲明會) 선언서’ 원본이 107년 만에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상설선생기념사업회(회장 이석형)는 12일 “지난달 근대사다큐멘터리 제작사 ‘더채널’의 김광만 PD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NARA)에서 당시 미국에 보내진 성명회 선언서 전체를 찾았다”며 “기록과 입소문으로만 전해졌던 선언서의 실제 모습이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 선언서는 일제강점기 최대 규모인 8624명이 서명해 ‘3·1독립선언서’급 가치를 지닌다는 게 학계의 평가다.
1910년 한일강제병합 직후 러시아 연해주에서 결성된 성명회는 이상설과 구한말 의병장으로 활약한 유인석을 비롯해 이범윤 김학만 등이 함께 뜻을 모은 독립운동단체다. 총 118장의 선언서는 유인석이 성명회장 명의로 친필 사인을 남긴 선언서 6장과 8624명이 자신의 이름을 써넣은 서명록 112장으로 이뤄져 있다. 미 국립문서보관소에서 따로 첨부한 표지 서류엔 ‘1910년 10월 미 국무장관 앞으로 도착한 자료’라는 내용의 짤막한 설명이 붙어 있다.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성명회 선언서는 독립운동 역사의 초창기 사료로 3·1독립선언서나 6·10만세운동 선언서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며 “당시 8000명이 넘게 가담했다는 건 현지에서 활동하던 한인 지도자를 포함한 민초(民草) 대다수가 한마음으로 참여한 위대한 독립운동이라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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