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내가 누군지 아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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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너), 내가 누군지 아니?”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의 장첸(윤계상)이 내뱉는 중국 동포 말투의 대사다. 1000만 영화 ‘택시운전사’에 이어 영화계의 또 다른 승자는 ‘범죄도시’. 신인 감독에 티켓 파워가 검증되지 않은 주연 배우로 지난달 3일 개봉한 이 영화는 13일까지 약 67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흥행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개봉 초기 ‘청년경찰’에 이어 중국 동포를 범죄 집단처럼 묘사한다는 비판이 일었지만 흥행은 또 다른 모양새다. ‘일 없니?’를 비롯한 영화 속 대사들이 유행어가 되는 모습은 꼭 소수자의 이미지 왜곡 차원에서만 해석되지도 않는다.

가벼운 편견은 모바일 차량 내비게이션에도 있다. 안내 음성으로 강원 경상 전라 제주도 사투리 등을 고를 수 있는데 충청도 사투리만 없다. 충청도 말투가 신속한 길 안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고정관념 탓이라고 추정한다. 충청도 말이 얼마나 경제적인지, 장첸의 대사를 충청도 식으로 바꿔 본다. “(나) 몰러?”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영화 범죄도시#장첸#윤계상#중국 동포#충청도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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