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한 수의 가치가 있는 곳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5일 03시 00분


○ 알파고 9단 ● 알파고 9단
9국 5보(68∼82)

좌변 전투의 여파가 마무리 단계다. 백 72까진 예상된 수순인데 흑 73이 검토실 프로기사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물론 흑 73은 의미가 있는 수. 참고 1도를 보자. 흑이 73을 두지 않고 1, 3으로 중앙 백 한 점을 잡으면 백 4로 흑을 조여 간다. 백 8 때 흑은 넉 점을 이을 수가 없다. 백 10까지 흑 전체가 잡히기 때문이다. 수순 중 흑 5로는 7의 곳에 바로 막으면 좋겠지만 백 ‘가’의 단수가 선수여서 성립하지 않는다.

검토실 기사들은 그래도 참고 1도 흑 1, 3을 두고 흑 넉 점을 포기하는 게 훨씬 나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백 74, 76으로 백이 두고 싶은 곳을 모두 둔 결과다.

백 82는 적은 끝내기처럼 보이지만 좌변 뒷맛을 확실히 없앤 수. 참고 2도 흑 1, 3으로 두면 수상전이 되는데 백이 잡히거나 하진 않지만 후수로 물러서야 할 공산이 크다. 백 82는 충분한 한 수의 가치가 있는 곳이다. 흑이 방향을 잡기 어려운 국면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서정보#알파고#특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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